과학논문 작성하는 AI 등장
스탠퍼드 ‘스톰’, 사카나AI ‘AI과학자’
주제·개요 제시하면 ‘과학논문’작성
신뢰도 위해 주장·인용 출처도 제시
여러 AI간 토론·대화 ‘원탁토론’구현
“AI로 저질논문 양산 과학발달 저해”
주제어와 개요만 제시하면 눈깜짝할 새 과학 논문을 작성해주는 생성 인공지능 서비스가 잇따라 등장함에 따라 과학계의 연구와 논문 발표 환경에 충격이 던져졌다.
새로운 과학적 사실을 발견하고 연구하는 일은 문명을 발전시키온 동력으로, 뛰어난 두뇌와 오랜 노력, 거대한 자원이 요구되는 작업이었다. 생성 인공지능이 인류의 가장 고등한 행위인 과학연구에 들어오면 어떻게 될까?
스탠퍼드대학 ‘오픈 버추얼 어시스턴트 랩 (OVAL)’ 연구진은 지난 7월 논문 자동작성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다양한 관점의 질문 생성과 검색을 통한 주제·개요 작성’ 시스템이라는 의미의 ‘스톰 (STORM) 서비스는 인터넷 검색을 기반으로 주제를 입력하면 약 30쪽 의 논문급 리포트를 작성해준다.
스톰은 논문 아이디어 창출과정, 동료 검토 등 과학계의 논문 작성 관행을 모방해 구조화했고,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자 했다. 스톰은 위키피디아를 비롯해 평판 높은 출처의 자료 검색에서 시작한다.
단순히 복사해 붙여넣는 게 아니라, 관련 정보를 분석·추출·종합해 일관된 구조로 만들어낸다.
논문 개요 작성 뒤엔 흥미로운 과정이 진행되는데, 단순히 글을 쓰는 게 아니라 대화를 시작한다. 스톰은 주제에 대해 각각 다른 관점을 대변하는 여러 인공지능 서비스간의 대화를 만들어낸다.
전문가들의 원탁토론과 비슷하지만, 모든 참여자가 인공지능이다. 이후 논문 작성 과정에서 스톰은 적절하고 정확한 인용을 추구한다. 생성된 문장의 인용이 제시돼 독자는 출처를 확인할 수 있다. 스톰은 인용 정확도가 85.18% 라고 밝히고 있다. 스톰에서 30 쪽 분량의 논문급 리포트가 작성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최대 3 분이고, 무료다.
일본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사카나 AI’ 는 지난달 과학연구를 자율수행할 수 있는 인공지능 서비스 ‘AI 과학자 (AI Scientist)’ 를 개발했다고 공개하며 논문을 ‘아카이브 (arXiv)’ 에 실었다.
‘AI 과학자’ 는 거대언어모델(LLM)을 사용해 과학 논문을 자동생성하는 서비스로, 스탠퍼드대 스톰과 유사한 구조다. 논문 방향을 제시하면 사람 개입없이 연구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필요한 코드를 작성해 실험을 실행한 뒤 결과를 요약해 과학 논문으로 작성하는 일을 자동 수행한다.
또 논문에 대한 평가, 피드백 작성, 동료 검토 절차를 도입해 생성된 논문을 거의 사람 수준의 정확도로 평가할 수 있다는 게 사카나 AI 의 설명이다.
거대언어모델이 브레인스토밍, 유망 아이디어 선택, 알고리즘 코딩, 결과 추출, 실험·결과 요약, 논문 작성, 참고문헌 등의 절차를 순차적으로 수행한다. 연구진에 따르면 ‘AI 과학자’ 가 논문 한편을 작성하는 데 필요한 컴퓨팅 비용은 15 달러 (약2만원) 정도다.
인공지능의 과학 논문 작성 배경엔 두 요인이 있다. 하나는 거대언어모델의 성능 개선이고 다른 하나는 논문 공유 문화의 확산이다. 생성 인공지능은 이미 글쓰기, 그림그리기, 작곡하기, 프로그래밍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람을 뛰어넘는 수준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과학 논문이라고 무풍지대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