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그 그림자도 함께 짙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주는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민주주의, 그리고 AI 개발 방향성과 그에 따른 책임을 되짚는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한편, 한국형 GPT 개발을 위한 정부 전략과 실리콘밸리의 AI 개발 기조 변화, 그리고 단 한 명의 개발자가 만든 AI 코딩툴의 대성공 사례까지— 우리가 앞으로 어떤 기술을 만들고, 어떤 사회를 지향할 것인지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한 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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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만든 AI 코딩툴, 6개월 만에 1천억원에 팔렸다・・・'바이브코딩'이 뭐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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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6개월 만에 윅스가 약1천억원에 인수한 스타트업 베이스44(이미지=베이스44)
윅스, 자연어 기반 개발 도구 '베이스44' 인수…차세대 코딩 방식 주목
인공지능(AI)이 개발자의 감과 의도를 읽어 코드를 작성하는 이른바 '바이브코딩' 기술이 본격적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바이브코딩을 활용한 1인 스타트업이 설립 6개월 만에 1천억원에 인수되며 직관 중심의 차세대 코딩 방식에 대한 관련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일 테크크런치 등 외신에 따르면 글로벌 웹 플랫폼 기업 윅스(Wix)는 바이브코딩 스타트업 베이스44(Base44)를 8천만 달러(약 1천100억원)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바이브코딩은 명령어나 코드를 비롯해 개발자가 만들고자 하는 방향, 흐름, 감각까지 AI가 파악해 앱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방식이다.
그 동안은 기능 하나를 구현하기 위해 개발자가 수많은 명령어를 정확하게 입력해야 했다. 반면 바이브코딩은 마치 디자이너가 스케치를 하듯 대략적인 설명만으로도 AI가 전체 구조를 이해하고 코드를 자동으로 생성해준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사용자 로그인 기능이 있는 일정 관리 앱을 만들고 싶다"고 입력하면, 바이브코딩 툴은 로그인 시스템, 캘린더 인터페이스, 사용자 데이터 저장 구조 등을 자동으로 구성해준다.
베이스44는 이스라엘 출신 개발자 마오르 슐로모가 6개월 전 단독으로 개발한 AI 코딩 툴이다. 그는 이전에도 AI 데이터 분석 스타트업을 공동 창업했던 경험이 있으며 이번에는 단독으로 창업해 자연어 입력만으로 웹 앱을 만들 수 있는 개발 보조 플랫폼을 만들었다.
다만 개발 과정 전체를 마오르 슐로모 혼자 진행하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윅스는 8명의 직원을 확인했으며 인수 금액 8천만 달러 중 2천500만 달러가 해당 직원을 유지하기 위한 보너스라고 밝혔다.
하지만 초기에 제품의 핵심 기능 설계와 첫 버전 개발까지 그가 단독으로 개발했으며 이후 제품의 기술 설계나 전략적 방향도 그가 주도해왔다.
이 플랫폼은 대규모 언어모델(LLM)인 클로드(Claude)를 기반으로 하며 자체 백엔드 시스템과 데이터베이스, 인증, 이메일 전송 등의 기능이 통합됐다. 이를 통해 개발자가 아닌 일반 사용자도 마치 챗봇과 대화하듯 원하는 앱을 만들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
베이스44는 서비스 출시 후 단 3주 만에 1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했으며 이후 6개월 만에 25만 명으로 급증했다. 특히 유료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한 달 매출이 18만9천 달러(약 2억6천만원)에 이르며, 수익성까지 입증했다.
마오르 슐로모는 부업을 목적으로 베이스44를 설립했으며 링크드인과 트위터등 SNS에 꾸준히 공유하며 자연스러운 입소문 확산을 유도했다고 밝혔다.
베이스44를 인수한 윅스는 웹사이트 제작 플랫폼으로 잘 알려진 글로벌 기업이다. 코딩 없이 드래그 앤 드롭 방식으로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 회사는 이번 인수를 통해 AI 기반 개발 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겠다는 전략을 드러냈다.
윅스는 이미 디자이너와 중소기업들을 위한 노코드 플랫폼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이제는 바이브코딩을 기반으로 개발자들이 더 빠르고 직관적으로 웹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인수는 오픈AI가 AI 코딩툴 '윈드서프(Windsurf)'를 30억 달러(약 4조원)에 인수한 사례와 비교되며 더 빠르고 저렴한 시점에 핵심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관련 업계에선 베이스44의 사례가 코딩 기술의 진입 장벽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다. 전문 프로그래머만 가능했던 웹 서비스 개발영역이 이제는 일반인도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교육용 게임, 정신 건강 지원 앱, 간단한 사내 관리도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제로 구현되고 있으며 스타트업, 소상공인, 비개발자 중심의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슐로모는 "혼자서 시작한 실험이 단기간에 글로벌 사용자에게 도달했고 더 많은 기능과 성장을 위해 윅스와의 협업을 선택했다"며 "앞으로도 사용자의 언어만으로 원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는 시대를 열고 싶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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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AI 개발 방향 두고 갈등・・・'안전 vs 속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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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개발 기조를 둘러싸고 '안전성에 방점을 둔 접근'과 '속도에 방점을 둔 기조' 간 방향 차이가 뚜렷해지고 있다. (사진=챗GPT 활용)
윤리·리스크 관리 중시하는 '이타주의' vs 기술 진보 앞세운 '가속주의'…기업들 선택 기로
인공지능(AI) 개발 기조를 둘러싸고 '안전성에 방점을 둔 접근'과 '속도에 방점을 둔 기조' 간 방향 차이가 뚜렷해지고 있다. 글로벌 주요 기업들은 안전성을 중시하는 접근을 기본 방향으로 채택하는 분위기다.
22일 소프트웨어 컨설팅 회사 세로켈에 따르면 오픈AI, 앤트로픽, 딥마인드 등 글로벌 선도 AI 기업들은 최근 AI 윤리 및 안정성 확보를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이는 기술에 의한 '초월'처럼 통제 불가능한 비전보다는 인류가 장기적으로 안전하게 기술과 공존할 수 있는 방향을 우선시하는 기조와 맞닿아 있다.
이러한 사조의 배경에는 실리콘밸리 내부의 철학적 갈등이 있다. '효과적 이타주의(Effective Altruism, EA)'와 '효과적 가속주의(Effective Accelerationism, e/acc)'가 대표적인 두 갈래다. EA는 AI를 인간의 가치에 맞게 정렬하고 장기적으로 안전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관점이다. 반대로 e/acc는 가능한 빠르게 기술을 진화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취한다.
EA는 지난 2000년대 후반 등장한 이래 주류화됐다. 피터 싱어, 토비 오드, 윌리엄 맥어스킬 등의 도덕 철학자들이 이론적 기초를 제공했으며 기부 추천 플랫폼 '기브웰'과 자선 단체 '오픈 필랜스로피' 등이 실천 기반을 제공해 왔다. 현재는 범용 인공지능(AGI)이 인류 문명에 미칠 잠재적 위협을 제어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들은 기술 개발 속도를 늦추더라도 안전성과 윤리를 우선해야 한다고 본다. AI 정렬 연구와 같은 장기적인 문제 해결에 자원을 배분하고 기후 변화, 감염병, 빈곤 해결 등에 기술을 사용할 것을 강조한다. 앤트로픽, 오픈AI, 딥마인드를 위시한 대부분의 실리콘밸리 기업과 비영리단체는 이 노선을 지지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반대로 e/acc는 AI가 새로운 형태의 의식과 생명체를 낳을 것이라 믿으며 기술 발전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태도를 견지한다. 이론적 뿌리는 영국 철학자 닉 랜드에게 있고 현재는 전 구글 엔지니어 기욤 베르동이 사실상 대표자로 꼽힌다. 마크 안드레센, 피터 틸 등 실리콘밸리의 일부 인사들이 이를 지지하고 있다.
이들은 경쟁, 성장, 생산성 향상에 기술을 집중 투입해야 한다고 본다. 정책이나 윤리보다는 경제적 효율성과 기술 혁신이 우선이며 AGI에 의한 인간 대체 가능성도 감수할 수 있다는 인식을 보인다. 다만 이 노선은 대부분의 기업이나 단체로부터 외면받고 있으며 상업적 주류에는 속하지 않는다.
기업 입장에선 이 두 이념 사이에서 실용적 균형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많다. 가속주의적 개발 전략을 취하면서도 EA의 안정성과 윤리 기준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다만 글로벌 규제 논의와 시장 수용성 측면에서 EA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 만큼 공개적으로 초월 서사를 강조하는 것은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AI 분야 관계자는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그만큼의 책임감도 요구된다"며 "기업 입장에선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사회적 신뢰를 얻기 위한 균형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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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GPT의 필수요소"…정부, AI 학습용 데이터 민간서 직접 모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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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무상 제공 모두 허용…가공비 보전부터 AI 모델 활용 우선권까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자체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에 필요한 학습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민간과 공공의 데이터 보유 기관을 직접 모집한다. 데이터부터 인재, 그래픽 처리장치(GPU)까지 핵심 인프라를 일괄 지원해 한국형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들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과기정통부는 다음달 21일까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참여할 데이터 공급기관을 공개 모집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내년부터 본격화되는 정부의 대표 AI 전략 과제로, 공모를 통해 선발될 개발팀에 GPU, 데이터, 인재 등 자원을 집중 지원할 예정이다.
이번 모집은 개발팀이 활용 가능한 고품질 유·무료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공급기관은 텍스트, 이미지, 음성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야 하며 저작권이나 소유권 등 적법한 권원이 확보돼야 한다. 공급 여부는 선발된 개발팀의 실제 수요를 바탕으로 협약을 통해 확정된다.
협약은 과기정통부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K-Data) 등이 사업관리기관으로 참여해 체결한다. 이용 범위·기간·형태 등은 사전에 규정된다. 이후 데이터는 AI허브 내 전용 스토리지를 통해 공유되거나 직접 제공되는 방식이다.
데이터를 무상 제공하는 기관에는 광학문자인식(OCR) 처리, 중복 제거 등 기초 지원과 법률 검토·가공비 등 실비 보전이 지급된다. 유상 제공의 경우 정예 개발팀에 한정된 비상업적 활용 요건을 바탕으로 적정 가격을 협의해 비용을 보전받는다. 상용화 전환 시는 별도 협의가 필요하다.
참여 기관에 대한 인센티브도 구성됐다. 데이터 바우처 사업 등 정부사업 참여 시 가점 부여가 검토되고 AI 기반 서비스의 우선 도입 기회도 제공된다. 데이터 유통에 관심 있는 기관에는 AI 허브를 통한 상품 등록과 거래 활성화도 지원된다.
다만 과거 정부지원 사업을 통해 구축한 데이터는 이번 사업에 활용할 수 없다. 계약 이후 법률적 분쟁이 발생할 경우 당사자 간 계약서 기준에 따라 책임을 나누게 된다.
김경만 과기정통부 인공지능기반정책관은 "고품질 데이터는 인공지능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이라며 "이번 협력을 계기로 민관 데이터 연대가 더욱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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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정보유출 #개인정보보안 #비밀번호주의 #디지털리스크 #AI악용사례 #사회적소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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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애플·페북 등 로그인 정보 160억건 유출…“비밀번호 바꾸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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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과 애플, 페이스북, 텔레그램 등에서 160억개에 이르는 사용자 로그인 정보가 유출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용자들이 비밀번호를 바꿀 필요가 있다는 권고가 나온다.
21일(현지시각) AP통신 보도를 보면, 보안 전문 매체 사이버뉴스는 이번주 발표 보고서에서 유출된 로그인 정보가 정리된 데이터셋 30개를 최근 발견했다고 밝혔다. 사이버뉴스는 연초부터 조사를 진행했고, 데이터셋 30개엔 각각 수천만개에서 35억개가 넘는 기록이 담겨 있었다.
30개 데이터셋을 통해 유출된 정보를 합치면 총 160억개에 이른다.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 등 전 세계적으로 사용자가 많은 플랫폼 개인 계정 비밀번호 등도 포함돼 있다.
유출 정보 160억개는 현재 지구상 인구의 약 2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사이버뉴스는 유출 정보에는 중복된 것도 있을 수 있다며 “실제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정보 유출을 당했는지 정확히 말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사이버뉴스는 이들 로그인 정보가 여러 사건을 통해 수집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특정 기업을 겨냥한 한 번의 해킹으로 탈취한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수집됐을 거란 얘기다.
이번 유출은 인포스틸러(정보 탈취 악성코드)에 의해 수집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이 가운데 상당수가 다크웹(암호화된 네트워크)에서 이미 유통·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모든 주요 계정의 비밀번호를 변경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여러 계정에서 동일하게 사용한 로그인 정보는 폐기하고, 2단계 인증이나 여러 비밀번호를 관리하는 도구인 패스키 도입 등 추가적 조처를 하는 것도 권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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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가 ‘만능기술’로 포장한 AI…이주자·난민 공격도구로 악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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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아스 슈필캄프 알고리즘워치 공동창립자. 본인 제공 제4회 사람과디지털포럼 기조연사 알고리즘워치 마티아스 슈필캄프 인터뷰
“빅테크는 인공지능(AI)을 ‘마법 같은 기술’로 포장한 뒤 인공지능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것 같은 환상을 유포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약화시킨다.”
한겨레는 제4회 사람과디지털포럼을 앞두고 기조연사인 마티아스 슈필캄프와 전자우편으로 인터뷰했다. 슈필캄프는 독일의 알고리즘 감시기구 ‘알고리즘워치’를 공동 설립한 뒤 지금까지 책임지고 있다. 2016년 설립된 알고리즘워치는 자동화된 의사결정 시스템과 알고리즘의 사회적 영향, 투명성, 책임성을 감시하고 연구하는 유럽 내 대표적 시민사회 조직으로 주목받고 있다.
슈필캄프는 다수의 거대 플랫폼이 민주주의 보호라는 도덕적 책무를 소홀히 해 공론장을 분열시키고 있지만, 독일을 포함해 여러 나라에서 나타나는 극우 정당의 성공을 플랫폼 탓으로 돌리는 것은 ‘희생양’을 만들어 정치인의 책임을 회피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한다.
사람과디지털포럼은 오는 25일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민주주의를 어떻게 해킹하는가’를 주제로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다.
―먼저 알고리즘워치 소개를 부탁드린다.
“알고리즘워치는 베를린과 취리히에 본부를 둔 비영리, 비정부 단체로 30명의 전문가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알고리즘과 인공지능이 정의, 인권, 민주주의, 지속가능성과 동행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 우리의 접근 방식은 ‘증거 기반 옹호’(구체적인 데이터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정책 변화와 사회 변화를 추구하는 활동 방식)다. 유럽과 오스트레일리아(호주)에 있는 20개 이상의 대학 및 연구기관과 여러 해 동안 연구 프로젝트를 해왔다. 기술연구팀을 통해 실제 시스템을 조사하는 방식으로, 선거 관련 챗봇 답변이 얼마나 정확한지도 테스트했다. 또한 이탈리아 학교 당국이 교사를 배치할 때 결함이 있는 알고리즘을 사용해서 나타난 피해 사례와 문제점, 시스템의 불투명성과 오류를 밝혀내고 공론화하기도 했다. 이러한 사례를 바탕으로 기업과 정부가 책임 있는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더 나은 거버넌스 체계를 마련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딥페이크나 맞춤형 광고 등의 방식으로 투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알고리즘워치는 어떻게 모니터링하고 있나?
“2023~2024년 유럽연합(EU), 스위스, 독일 주의회 선거 당시 마이크로소프트의 인공지능 챗봇인 빙(Bing)과 코파일럿(Copilot)에 선거 정보에 대한 질문을 입력해 답변 데이터세트를 구축하고 분석했다. 그 결과 약 30%가 부정확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는 챗봇 답변 방식을 바꾸었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 Commission)는 플랫폼을 위한 선거 가이드라인에 이 사례를 포함했다.
또한 전세계 시민 사회단체 및 학계와 협력해, 메타, 구글, 틱톡과 같은 거대 플랫폼의 추천 알고리즘이 선거에 개입하는 것과 같이 사회적 위험을 유발할 소지가 있는 경우, 연구자들의 데이터 접근 요청을 의무화하는 요구를 공동으로 제기했다. 이는 기업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유럽연합 디지털서비스법(DSA)에 반영되었다. 향후 몇달 안에 플랫폼의 관행을 조사하기 위해 첫번째 데이터 접근 요청을 제출할 예정이다.”
―기술에 대한 오랜 논쟁 중 하나는 기술은 단순히 도구인지, 그렇지 않은지 여부다. 이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미국 기술사학자 멜빈 크랜즈버그는 “기술은 선하지도 악하지도, 중립적이지도 않다”고 말했는데, 매우 정확한 지적이다. 알고리즘과 같은 기술은 특정 목적을 가지고 개발되며, 기존 권력 구조의 일부로 작동한다. 예를 들어, 수천억달러 규모의 인공지능 개발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미국 대통령을 생각해보자. 투자자들은 “이 프로젝트가 강력한 인공지능 개발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인체 건강과 환경에 엄청난 피해를 초래한다는 사실은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 이런 기술이 중립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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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공유운동 #AI윤리철학 #민주주의와기술 #정보접근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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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공유의 아버지’는 어떻게 AI에 맞서 민주주의 투사가 되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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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런스 레시그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2025사람과디지털포럼 특별기조연사 로런스 레시그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2025사람과디지털포럼의 특별기조강연자인 로런스 레시그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는 크리에이티브커먼즈를 만든 저명한 법학자이자 미국의 진보적 정치개혁 운동가다. 디지털 시대 새로 제기되는 법적 쟁점부터 민주주의 개혁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역에서 혁신적 활동을 이어왔다.
AI 시대, 가장 저명한 디지털 사상가
지난해 2월 ‘AI는 민주주의를 어떻게 해킹하는가’(How AI Could Hack Democracy)라는 제목의 테드(TED) 강연에서 인공지능으로 인한 민주주의의 위기를 경고하면서도 “무서운 순간이지만 흥미진진한 순간”이라고 말해 큰 주목을 받았다. 오는 2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리는 이번 포럼에 온라인으로 참여하는 레시그 교수는 ‘AI와 민주주의: 새로운 위협과 우리의 선택’을 주제로, 인공지능이 어떻게 민주주의를 위협하는지, 또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민주주의를 회복할 수 있는 방안 등을 제시한다.
레시그 교수를 상징하는 ‘크리에이티브커먼즈’는 미키마우스법(1998년, 소니 보노 저작권 연장법) 위헌소송 패배를 계기로 만들어졌다. 미키마우스법은 저작권 보호 기간을 기존 50년에서 70년으로(개인), 75년에서 95년으로(기업) 연장한 법을 말한다. 세계적인 저작권법 전문가인 레시그 교수는 1928년 ‘스팀보트 윌리(Steamboat Willie)’라는 작품으로 미키마우스를 처음 선보였던 것처럼, 과거에는 자유롭게 차용하고 변형할 수 있었던 창작 환경이 현재는 불가능해졌다고 주장하며 2003년 위헌소송을 제기했다.
크리에이티브커먼즈는 창작자들이 자신의 작품에 어떤 권리를 부여할지 직접 선택하도록 한다면 지식과 문화의 공유, 민주적 소통에 기여할 것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집단 지성 플랫폼인 위키피디아가 대표적 사례다. 크리에이티브커먼즈코리아를 만든 인물이자 레시그 교수와 친분이 두터운 윤종수 변호사(법무법인 광장)는 “저작권법 자체를 바꿀 수 없다면, 차라리 저작권자가 스스로 일부 권리를 포기해 저작권을 약화해 다른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창조적 발상”이라고 크리에이티브커먼즈를 소개한다.
AI가 인간적 취약점 공격해 민주주의 파괴
2000년대 중반 이후 레시그 교수가 정치개혁으로 관심을 전환하게 된 계기는 완벽한 논리와 증거만으로 의회에서 저작권법 개혁을 이룰 수 없다는 점을 깨닫게 되면서다. 기업이 정치자금을 무기로 의회를 좌우하고 공익을 대변하는 목소리는 접근조차 어려운 근본적 상황을 바꾸기 위해 그는 직접 대선에 출마하기도 했다. 2015년 ‘개혁 대통령’을 표방하며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해, 정치자금 개혁을 주요 공약으로 삼아 TV토론을 통해 이 문제를 공론화하려 했으나 토론회에서 배제되자 사퇴했다.
그 후 정치개혁에 대한 레시그 교수의 관심은 인공지능기술로 인해 민주주의가 어떻게 위협받는지로 옮겨갔다. ‘AI는 민주주의를 어떻게 해킹하는가’라는 제목의 테드(TED) 강연에서 그는 명백히 부정적 의미로 ‘해킹’이라는 개념을 사용했다. 소셜미디어 알고리즘은 인간의 약점을 악용해 참여도를 극대화하며, 특히 분열과 극단적 내용을 의도적으로 확산하고, 중독성 있는 콘텐츠로 사용자를 더 오래 플랫폼에 머물게 하는 방식으로 인간의 약점을 공격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한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심지어 인공지능은 자동으로 혐오 집단을 식별하고 타깃팅해 민주주의의 핵심인 시민들 간 합리적 토론과 합의 형성을 무력화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레시그 교수는 “문제는 인공지능(AI)이 너무 강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너무 약해서”라며 트리스탄 해리스(전 구글 디자인 윤리학자)의 말을 인용했다. 전통적 해킹 개념은 컴퓨터 시스템의 보안상의 취약점을 공격하는 것이지만, 레시그 교수는 민주주의 시스템에 내재한 인간적 취약점을 공격해, 시스템을 파괴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보호된 민주적 숙의’ 대안으로 제시
레시그 교수는 ‘보호된 민주적 숙의’ 이론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인공지능의 영향으로부터 안전한, 보호된 환경에서 민주적 의사결정을 수행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출발점이다. 일반적 입법 과정에서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을 보다 보호된 공간에서 숙의를 통해 해결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온라인 숙의 토론 시스템인 ‘DELIBERATIONS.US’ 플랫폼을 구축했다. 소규모의 다양한 그룹에서 정보에 기반해 대화하고 토론하며, 의견을 형성하는 방식으로 휴대폰, 태블릿, 노트북, 데스크톱 모든 기기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인공지능 기반 도구를 활용해 대의민주주의를 개선하고, 민주주의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도했다.
그는 독특한 강연 스타일로도 유명하다. 한 슬라이드에 한 단어, 한 구문, 또는 한 이미지만 넣는 극도로 미니멀한 방식을 사용한다. 각 슬라이드는 하나의 개념을 나타내고 전체적으로는 완전한 스토리가 된다. 내용의 깊이와 전달 방식 모두에서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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